2013년 12월 16일 월요일

그리운 사람 -박정만-

그리움이여, 그립고 서럽다.
사람 사는 일에 큰 산 하나를 대어
그리움 없어지면 산을 볼 일이다.

그러나 이 땅의 일 없어지면
하나의 큰 길과 숲을 사랑하시고
이 세상의 먹구름도 부단히 살펴보시라.

꿈 없는 꿈 가운데 나를 버리지 말고
저문 저자거리에 눈물로 나를 놓아라.
생 하나 없을 때 생을 찾을 일이니
생 없어도 그것으로 한 생을 삼아라.

참으로 말하노니
기억하라, 고통의 슬픔의 때를.
일 없는 것이 아니라 눈물이 너무 커서
눈물 너무 많았었음을.

아직도 더 많은 날을 가야지
홀로 있어도 언제나 죽어 살았다.
그래도 풀잎이 그리워 말을 못했지.
말은 못했어도 그리움의 기억은 있었다.

나의 하루는 늘 슬픔으로 강을 이루었다.
명목상으로 강을 이루고 슬픔을 이루는 강,
그 강도 필요했고 우울도 필요했다.
하지만 강은 느릅나무 숲이며 바다이다.

우울과 정적이 함께 있는 바다,
그 바다를 위하여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과 중이염을 치유해 주는 시간,
그것이 내게 필요했고 고통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눈물의 가락으로.

그것을 나는 다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