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0일 수요일

* 나는 갈대를 닮았더라 *

갈대를 보고 왔노니

그대여!
나를 닮았더라 그것이
가늘어 부러질 듯 보이지만
잠시 휘청이다 제 자리로 돌아가는
그 망할 것이 날 닮아 있더라

진저리나도록 독한 바람에
낭창낭창 자빠졌다 일어날 때
저미고 아프던 기억과
아무렇지 않게 다시 꼿꼿해야했던
뻔뻔한 삶의 고찰들

살아야지!
목숨 부지해야 아픈 것도 보이고
설익은 것들도 보이지 않겠나
너를 통해 참도 배우고
거짓도 알아가나니

그대여!
오늘도 그 강기슭 갈대를 다시 보러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