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지산 고종만
여름의 아침노을처럼
주홍빛으로 피어서
바람결엔 아름다운 자태를 흔들며
뙤약볕 아래서도
고개 숙이지 않는
피어서 질 때까지
그 미소 그 맵시 그대로
꽃잎이 질 때도 시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
님이 오시는
소리를 들으려고
활짝 피는
님이 오시는
모습을 빨리 보려고
담을 넘는 꽃.
님을 못 잊어 님을 기다리다
아름다운 꽃이 되어
아직도 그 아픔 너무 크기에
가슴속에 치명적인 독을 품은 꽃.
꽃이 귀한 여름에 피어
가장 아름다운 능소화를
우리 집 앞마당 담장에 심어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름 내내
보고 또 보고 싶다.
사랑시집´ 사랑과 시 그리고 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