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보고
정영숙
나는 너를 꽃으로만 부르고 싶다
멀리서 부르면 구름 밭에 피어 있는
목화송이가 고개 끄덕이며 답하는 것 같고
곁에서 부르면 가을 들녁에 옹기종기 모여
햅쌀밥 먹고 노래가락 부르고 춤추는
수건 쓴 여인들의 모습 같은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부르고 싶다
나는 너를 꽃으로만 보고 싶다
뒤돌아보면 흰옷 입은 천사들이 나를
지키기 위해 무리지어 서 있는 호위병 같고
앞으로 보면 연분홍 환상의 꿈 빛을 쫓아가는
철새들 같은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보고싶다
나는 너를 꽃으로만 사랑하고 싶다
그것도 배시시 웃는 작은 입술의 꽃이 아니고
비어있는 온 입을 다 보이고 웃는 너
그래서 나는 너를 꽃으로만
사랑하고싶다.
내 마음 깊은 곳에 가시꽃의 뿌리가 묻혀있어도
너를 만나면 기억상실에 걸려
그냥 벚꽃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정구찬의 ´라면을 끓이면서´ 외"> 복효근의 ´목련에게 미안하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