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1일 목요일

갈대에게

당신을 보면
도무지 쓰러질 수 없음입니다
모든 바람에 흔들리며
연약하게 서있는 당신으로
나를 더 굳건히 서게 합니다.

당신이
잎이 무성한 나무였더라면
그 그늘에 안도하며
야윈 잡풀이 되었을 것을,
힘없는 여인이기에
스스로 힘이 될 수밖에 없음입니다.

서걱서걱
흐느낌이 깊어가는 겨울밤
허기진 속으로 파고드는
무수한 별을 헤고 있을 당신
그 곁에 머물러 곧은 받침목이고 싶은 나는
더 그립고
더 소중한 당신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