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을 보고
정영숙
내가너를 좋아함은 네 모습이 화려해서가 아니고
내가너를 사랑함은 네 황혼의 정열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이별의 슬픔을 웃음으로 답하는
네 손짓 때문일세
내가너를 가까이 가지 아니함은
네 얼굴의 검버섯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고
내가너를 슬퍼하지 아니함은 너도
유년의 옷을 입고 왔습이라
내가너를 기억함은 네 그늘 밑에서 친구를
만났음이 아니고
내가너를 추억함은 네 호흡이 청청해서가 아니라
다 나누어 주고 가는 네 모습이
아름다움일세.
2004. 11.2. 지리산 뱀사골과 피아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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