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단풍을 보고

단풍을 보고


정영숙



내가너를 좋아함은 네 모습이 화려해서가 아니고

내가너를 사랑함은 네 황혼의 정열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이별의 슬픔을 웃음으로 답하는

네 손짓 때문일세



내가너를 가까이 가지 아니함은

네 얼굴의 검버섯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고

내가너를 슬퍼하지 아니함은 너도

유년의 옷을 입고 왔습이라



내가너를 기억함은 네 그늘 밑에서 친구를

만났음이 아니고

내가너를 추억함은 네 호흡이 청청해서가 아니라

다 나누어 주고 가는 네 모습이

아름다움일세.


2004. 11.2. 지리산 뱀사골과 피아골에서

http://blog.naver.com/jhemi/9211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