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일 일요일

가을 아침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강가에
머리를 말갛게 행구어낸 아침은
새벽 안개를 헤집고
창문을 빠꼼히 열고 들어온다

이제는 제법 선선한 기운이
오돌도돌 소름을 돋게 하지만
열어논 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담박에 가슴에 안겨 재롱을 떤다

은행잎 이파리
살짝 흔들고 지나가는 햇살에
이름모를 새의 조로롱한 노래소리
또로록 굴러 떨어지고
나팔꽃은 늦은 꽃망울을 열어
가을 아침을 노래한다

창가에 온 가을 햇살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아침
따스한 연잎차 한잔으로
온몸을 향기롭게 데우고
오늘 하루를 또 찻잔에 담아본다
따스함이 감도는 하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