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모처럼 외식을 하러 갔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젊은이 둘이 데이트 중이었는데
아가씨가 참으로 생기 발랄하고 예쁘기 그지없습니다
마주앉은 아내에게서 그 아가씨만큼을 빼봅니다
역시 아내도 생기 발랄하고 예쁜 아가씨로 보이지만
상대는 제가 아니군요, 그땐 아내를 몰랐으니까요
다시 아가씨만큼 아내에게 보태 보았습니다
환갑을 훨씬 넘긴 신식 할머니가 메뉴판에 눈을 들이대고
맞은 편에는 지팡이 놓고 앉은 흰머리 남자, 바로 접니다
내친김에 한번 더 그만큼 보태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두 자리는 아무도 없고 텅 비어 있는 겁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건가 봐요
보태고 빼고 자꾸 하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없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