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과
두 발에 박아두었던
쇠말뚝의 못을 빼내니
오늘이 해방의 날 같아
막혔던 물이
동쪽 바다의
독도까지 흘러가는 것 아니냐
이마에 씌워 두었던
가시 철조망의 면류관 걷어내자
오늘이 광복의 날 같아
갇혔던 새가
북쪽 산의
천지까지 날아가는 것 아니냐
창문 열어젖히매
해방의 한 복판으로
광복의 한 마당으로
내가 불쑥 태어났으니
만세 소리 우렁차게
언덕을 깨치며 물 흘러간다
바람을 깨우며 새 날아간다
해방으로
어두운 지하 동굴이 환해졌으니
저 아래 남쪽까지
눈 내렸다는 것 아니냐
광복으로
캄캄한 지상 다락이 환해졌으니
저 위 북쪽까지
얼음 얼었다는 것 아니냐
나의 발가락인 독도에서부터
나의 정수리인 천지까지
오늘은 해방구解放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