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바다가 보이는 간이역

눈을 감아도 사랑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느리게 느리게 달리는 완행열차를 세우고 해안선을 넘어 오는 파도를 실어 나르고 싶다 차창으로 보이는 바다를 향하여 손을 흔들며 머물다 머물다가 떠나갈 수 있는 바다가 보이는 간이역에서 수화물처럼 내려놓는 비릿한 추억 입김 서린 유리창에 그려 넣은 첫 사랑의 이름 느리게 달려가도 가슴속에서 기다리는 사람 바다를 따라가며 꿈을 그리고 유리창에 수평선을 그려 넣으면 다정한 바위섬처럼 가슴 속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랑이 그립다 그런 날이면 느리게 느리게 가는 완행열차를 타고 가다가 바다가 보이는 간이역에 조개껍질 같은 추억을 내려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