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6일 토요일

새해, 나목(裸木)의 말


+ 새해, 나목(裸木)의 말 / 정연복

한 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얼까

오십하고도 다섯 해를
더 살았으면서도

인생의 뜻 아직 몰라
이따금 흔들리는 내게

저 동장군의 위세 속
나목(裸木)이 말없이 말하네.

´산다는 것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게나

한 몇 백년 살다 보니
이제 나는 좀 알 것 같애

산다는 건 그저
중심 하나 우뚝 세우는 것

겉으로는 발가벗었어도
안으로는 얼마든지 의연한

뿌리 깊어 곧은 마음 하나
목숨처럼 지켜 가는 것

그 마음으로 생명이나 사랑 하나
짓는 것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