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7일 일요일

달팽이 하나 거리에 나섰네

웅크린 달팽이 하나
거리에 나섰네
뒤집어 쓴 갑옷 속으로
몸통만 덩그마니 앉아
두리번 두리번 목을 빼놓고
후드득 때리는 빗줄기에
엉거추춤 주눅이 드네
스치는 찬바람에 얼굴시려워
점점 속으로 기어들어 가네
돌아 갈 길 아득해
멍하니 바라 본 하늘엔
뭉게구름 가득하고
어디선가
낙엽소리만 바스락 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