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6일 토요일

잠 들지 않는 시월의 밤

밤 공기는 배맛입니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서러운 영혼
갈바람에 흔들리다
무심코, 걷고 싶은 충동 일어
하염없이 걷다 보면
문득, 잔디에 앉아 밤 새워
가을 이야기 나누고 싶어집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失言의 계절
밤이 내 어깨를 길게 잡아 당깁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어 버리자는
물드는 단풍의 유혹

순간, 내동댕이쳐진 의식
굴러 굴러 수챗구멍에 처 박히고
무작정 바람 따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버린 빈 껍데기.
침묵의 산, 망각의 강 건너고
말았습니다.

가을 밤은 잠 들지 않고 울 먹 울 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