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8일 월요일

장 마

바깥은 온통 빗금 투성이다.
뜨거운 욕망을 숨긴 울매미처럼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은신처로 빨려 들어 갔다
전선은 종잡을 수 없이 이동 중
막하 섯부른 선택은 금물임
비는 앙갚음이라도 하듯
본디 욕심 이상 쏟아 부었다
반발하는 우울 두 분자 분노 한 방울
낮은 곳을 찾아 어디든 강림하사
쓸어가야 할 것은 모두 쓸어 가야지
터전을 잃고 쓰린 가슴속까지도
비는 이미 분별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시계추는 물을 먹은 듯 무거웁다
나름의 기대치는 승산이 없지
갈증은 습습한 틈바구니에 웅크린 독버섯처럼
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모든 인내는 전선 뒷전에서 종종 걸음중
은신처에 탕난 욕망들은
쨍하는 햇살이 장막을 가르자
원래 모습으로 단숨에 복귀한다
언제 그랬냐는 듯 과장은 심해지고
아무리 잃어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아무도 못 넘볼 배짱 한 웅쿰 이라도,
하지만 벌써 모두 잊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