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6일 토요일

천상열차분야天象列次分野

그토록 가기를 원했던
광개토 고구려로 가기로 했다
그때 내가 어떤 왕이었는지
어떤 장수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늘의 그 별자리를
무작정 찾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밤을 새며
별이 뜨기를 기다렸다
흰 종이에 검은 돌의 점
북극성이 있었고 황도가 있었다
열차 타고 가는 내 옆으로
해와 달이 번쩍이며 지나갔다
내가 서 있는 고구려로부터
수금화목토의
혹성 같은 세월이 부딪혔다
해일과 빙하의 시대로
막다른 귀퉁이까지 밀려났어도
결코 망하지 않았다
엊그제 모습 감추었던 별이
천상에 환하게 다시 떴다
그때 내가 돌이었을까
내몸에 별이 차례대로 박혔다
그 돌을 짊어지고
옛 조선까지 걸어왔을 게다
저 천문도를 얻으려고
새벽까지 북극의 별만 바라봤다
한 만냥 주고 고구려를 새로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