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산행 일기
淸夏 김철기
산 (山)
벌써 뿌듯함에
몸보다 앞선 환성
나도 그대도
가슴은 벌써 뻥 뚫린다
능선 따라
하늘로 오르던 길
발끝에 묻어나는 풋풋한 흙 냄새
솔 바람 타고 깨어나는 천성의 메아리
나도 그대도 들었다
빠른 맥박소리
가지마다 요동치는 나무들이
품에 안을 듯
나도 그대에게도
온통 손짓을 건네고 있다
산길을 알리는
이정표에 걸린 어느 詩人의 詩
숲 속에서
싸우는 산새들을 보았다
나도 보고 그대도 보았겠다
이 산에서
내려가는 동안
채울 수 없는 욕심 때문에
돌부리에 걸리기도 하겠지만
산 모퉁이 더듬는
봄바람 뒤 편에
붉은 진달래꽃 그려놓고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을 따라
나도 내리고
그대도 내려야겠다
-3월8일 텃밭 문우님들과 예봉산에서-
텃밭문학 淸夏 김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