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그대가 내게 보여준
하늘나라 그림 잊지않고 있네
내가 그대 처음 만나던 날
상달 하늘 이 땅에 내려오던 날,
기슭에 모여든 흰 돛배들처럼
물가에 노니는 흰 고니떼처럼
흰 옷입은 백성들 무리는
태백산 신시에 모여들고 있었지
훌륭한 사상이, 숭고한 영혼이
둥기둥 둥기둥 옛 악기 소리에
흰구름 두둥실 산자락에 퍼져나가던
한 점 두려움없는 드물고 귀한 밤,
출구가 없어 숨막혀하던
자작나무 가지에 기댄 별들조차
한여름 밤 미리내 길위에
막 세수한 얼굴을 드러내던 날
호랑이,곰,개,독수리를 데리고
이 곳에 집결한 동북아시아 부족들,
단단한 이마와 빛나는 눈동자 ,
오녀산 주위의 먹구름 뚫고
개천의 드높은 하늘에 닿던 그 날 ,
오색구름 널리 국경선 까지 흩날리고
신선한 약 내음 물 건너 퍼지던 그 날,
활 잘 쏘는 그들의 부릅뜬 눈동자,
큰 북 둥둥 울리며 제천의식 거할 적에
당골의 거대한 체구 큰 씻김굿에
흰 옷입은 백성들 소망에 찬 눈망울은
이 땅에 새롭게 거듭나는 부활의 영혼,
소도땅 향해 흰 개미떼처럼 몰려드는
물리칠 수 없는 한 가지 기운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