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8일 토요일

눈물반응


권석창님

당신은 까닭 모르게 슬퍼져서

유리창에 가만히 머리를 대고

울어 본 적이 있나요

울면서 몰래 옥상에 올라가

바람에 눈물을 말려 본 적이 있나요

보이지도 않는 바람이 당신에게로 와서

소리가 되고 몸짓이 되어

당신의 부질없는 물기만 데리고

바람은 떠나고 눈물만 짙어져

슬픈 암호처럼 소금만 남아

이제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하고

한 계단 두 계단 옥상을 내려오며

참으로 소리 죽여 울어 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