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후 / 안희선
   가을, 그 후 / 안희선     
가을이 떨군 기억 하나, 
이제는 부는 바람 흔들리는 가지에 
마지막 잎새로 남아있다 
낙엽되어 떨어지려는 그 마음, 
고요하게 익어가는 가을은 
우수의 빛깔로 채색을 한다 
떨리는 숨길은 힘든 매달림에 
허공 같은 한숨을 쉬고, 
돌아서는 누군가의 발걸음은 
남겨진 모습처럼 긴 그림자 
가슴 스치는 아픈 회상끝에, 
뿌려지는 탄식은 대지를 구르고 
파란 갈기 세운 하늘은 구름사이로 
눈물어린 가을 한 조각,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