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 또 풍금을 쳐대는군
가아만 다가가 사진을 보면
민들레처럼 화알짝 웃고 있다
눈물이 나버릴까 싶어
슬며시 뒤돌아서면
주방 등도 눈빛이 흐릿해져 있고
빨갛게 가슴이 부어 오른다
이럴 때는 녀석보다
더 어린 새가 되어
속상한 마음의 화살이
휴가도 못 찾아먹는
코끼리 만한 애비에게 날아가 꽂힌다
다섯 손가락 반듯 펼쳐
초록이파리처럼 팔랑거리는
네 풍금소리 더 듣고싶어
양 귀에다 손 나팔을 하면
이 세상 고운 소리 다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