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7일 월요일

왕피천을 생각하다

당신이 보내준 문자를 읽고
왕피천으로 가야겠다고
문득, 생각을 했다
왕피천(王避川),
당신을 피하는
아니, 당신이 나를 피하는
단 하나의 길은
당신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것
내 속으로
당신이 들어오는 것이다
수하리와 왕피리를 거쳐
통고산의 계류가 만나는 곳
왕피천 (王避川),
손길 허락하지 않아
수백 번이나 수천 번이나
더더욱 가 보고 싶었던
젖가슴 같은 곳
아니 당신 속에
은밀하게 감춰둔 밀림이 있어
내가 만나고 싶었던
삵이나 꼬리치레도룡뇽이나
한 번 보기도 힘든
갈겨니라든가 금마타리라든가
천국인 곳
그곳 왕피천에서
세상 피난온 왕처럼
내가 살고 싶은 것이다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
읽으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