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5일 일요일

천주天主

새벽을 열고 가는데
몸 부르르 흔들며 걸려온 전화
처음 들어보는 외계의 언어
윙윙 거리는 벌의 날갯짓
내가 꽃밭을 지나가고 있었나
날아가는 말을 붙잡고
곰곰 맞추어 보니
뜬금없이 天主를 아느냐고
한 세상 지나간 뒤에야
대답을 한다, 나의 주인이라고
하늘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신하여
따스한 목소리 건네주는 것이므로
내 눈을 밝혀 주는
붉고 푸르고 노란 꽃이라고
내 허기를 채워주는
사과와 복숭아 한 알, 포도 한 송이
天主여, 내가 나무에 매달려
간절히 기도 드리오니
소원 들어주는 둥근 열매 뜨기를
내가 들었던 계시로
구원 같은 씨 하나 얻기를
하늘의 나의 主여, 나의 사람이여
오늘밤에는 사랑 열어놓고
환한 달을 반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