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같은 아버지
나의 아버지
먼 바다에서 돌아와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얹고
방 한 칸 마루 한 칸
강물속에 집을 하나 지었네
처자 하나 맞아들여
논밭 갈며 알콩달콩 살다가
집안에 포도송이 같은 알
주렁 주렁 매달렸으니
살 마르고 뼈 빠지게
몸 던져
밖으로 내보낼 몫이 태산 같네
혹시 병들까,누가 앗아갈까
밤낮으로 가시의 창을 들고
외적과도 맞서 싸웠네
하루같이 추운 겨울이라
양 팔로 연신 날개짓 하여
따뜻한 밤을 만들어주는
가시고기 아버지
험난한 세상 구경하겠다고
이른 새벽부터
우루루 집밖으로 뛰쳐 나오는
어린 새끼들 바라보노라니
어느새 머리 허옇고
검버섯 살갗의 팔순이네
그런 당신의 몸마저
살 발라 자식에게 보시하고
가시만 남기고 떠나가는
아버지 가시 고기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