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3일 목요일

시솜시나 - 그 사람은 진정 아름다웠습니다

그 사람은 진정 아름다웠습니다
정말인지 그 사람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사람은 항시 나의 곁에서 싱그러운 웃음을 주었고
때론 나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내 손안에다 향기로운 꽃잎을 슬그머니 넣어 주던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그 사람이 살포시 내게 다가와
이내 가슴에 예쁜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 주며
해맑은 표정으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꽃은 시들어도 너를 향한 나의 온 마음은
절대 시들지 않을 거야”

저는 그 사람의 진줏빛 같은 이 말이 너무 고마워
나의 생기발랄한 미소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그 사람에게 고스란히 선사했는데
그 사람은 나의 이런 환한 미소를
자신의 도톰한 양손으로 살며시 받아들더니
나의 미소가 도도록이 담긴 그 손으로
갑자기 나의 양손을 덥석 잡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랑은 이렇게 서로 나누는 거야
그리고 나의 빈손이 너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기에
나는 지금 무척이나 행복해”

지금 그때 그 착한 사람은
한 줌의 흙이 되어 나의 곁을 홀연히 떠나가고 없지만
그 사람은 진정 아름다웠습니다
시솜시나
시집 <′시옷′ -그대 힘들고 지칠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