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7일 일요일

지난 이야기


지난 이야기

-김신아님-


긴 긴 헤어짐이라 생각했다
마음속에 묻어도
잡힐 듯 잡힐 듯한 그 미소
차마 지울 순 없었다
수백 번 고쳐 쓴 푸르른 역사

거두지 못한 마음까지
나무랄 순 없었다
흐린 하늘로
말없이 이끌던 손
여린 숨결에도 떨던 꽃잎 한 장

향기 머금은 춤사위도 슬픔이었다
꺼질 듯 흔들리는 몸짓
소리없이 주저앉은 눈빛

낮은음자리로 새긴 약속조차
그리움의 기둥만 남은 신전에서
끝내 부르지 못한 이름이었다

어둠을 가로막듯 불타는 노을
깊이 흐르는 차디찬 강물조차
남몰래 숨어 울고 있었다.
영영 떠나지도 못하고
돌아서지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