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는
버려진 것들이 많이 있었다
언젠가 키 큰 냉장고들이
보초처럼 길을 가로막고
삶의 경계를 검문하곤 했다
때때로 지나가는 나를
눈으로 재보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한 번은 문을 열고
그 속으로 들어가
붉은 피 선명한 육류나
짙푸른 야채가 되어 본 적도 있었다
생의 바닥에서 끌려나오거나
뿌리 뽑혀 나온
저것이 무덤 아닌가 하였다
새들이 떠나간 나무들도
그 길가에 버려져 있었다
간혹 숨겨진 관 하나가
위태롭게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나무 위로 걸어 올라가
그속에 앉아 보고 싶었다
세상에 버려진 것들은
모두 관을 가졌음을 알았다
칠흑의 어둠 속에 갇혔다
열고 들여다 보면 썩을 것이니
한 번씩 문을 닫고
생에 못을 박는 것이다
내몸에 대못이 많이 박혀있으니
내가 깊숙하게 들어가 누울
관이 아닌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