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월구 비추는 밤바다
아름드리 소나무에
수많은 성두(星斗)들 찾아들고
넋들은 밤하늘을 수놓았노라
일상을 벗어버리고
혼들이 잠들어 있는 곳에
삶의 짐 풀어놓으려 왔노라
갈라진 바닷길
삼청냉돌(三廳冷突)보다 더 매섭다해도
고행을 붕우(朋友)삼아
빈곤한 삶을 이끌고 찾아왔노라
기이인 심호흡에
저 바위는 장승처럼 우뚝 솟아
다독거려주었노라
지친 성령 깨어나라
나직이 파도소리 들려주었노라
오므라든 가슴
동녘바다에 진홍 물결 출렁이며
발정(發程)하는 해돋이에 기뻐하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