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숲 어디선가
누군가 따뜻한 숨결을 몰고 오는구나
부드럽고 섬세한 불꽃을 닮은 시간이다
벌거벗은 나뭇가지들을 훑고 다니는
이름모를 습관 형태없는 몸짓
아무리 둘러 보아도 혼자 창가에 서성이며
차 마시는 저녁시간이다
끝없이 위로 타오르거나 날아오르려는 것들이
조용히 땅바닥 위로 내려와 고운 먼지처럼 가라앉아
제 몸 속을 그림자 처럼 기어다닌다
얼마나 따뜻한 것인가 무덤같이 커다란 외투를
걸치고 바깥의 누구도 볼 수 없도록
곧 터져버릴 것 같은 자신의 영혼을 가리운다는 것은
얼어붙은 물가를 걷다가 중심을 잃고 꽈당 넘어져버리는
불구의 영혼이 되지않도록
스스로 살피며 조심 조심 건너간다는 것은
제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
한 자루 촛불의 인도를 받아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