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0일 수요일

겨울 촛불

겨울숲 어디선가
누군가 따뜻한 숨결을 몰고 오는구나
부드럽고 섬세한 불꽃을 닮은 시간이다
벌거벗은 나뭇가지들을 훑고 다니는
이름모를 습관 형태없는 몸짓
아무리 둘러 보아도 혼자 창가에 서성이며
차 마시는 저녁시간이다
끝없이 위로 타오르거나 날아오르려는 것들이
조용히 땅바닥 위로 내려와 고운 먼지처럼 가라앉아
제 몸 속을 그림자 처럼 기어다닌다
얼마나 따뜻한 것인가 무덤같이 커다란 외투를
걸치고 바깥의 누구도 볼 수 없도록
곧 터져버릴 것 같은 자신의 영혼을 가리운다는 것은
얼어붙은 물가를 걷다가 중심을 잃고 꽈당 넘어져버리는
불구의 영혼이 되지않도록
스스로 살피며 조심 조심 건너간다는 것은
제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
한 자루 촛불의 인도를 받아
스스로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