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연무대에서
1.
둘러보면
서글픈 이별뿐인걸
그 속에 나란히 선 너와 나도
한동안의 헤어짐이지만
이를 악물었어
돌아서서 통곡을 할지언정
네 앞에선
하품한 것만큼의 젖은 눈도
보이고 싶지 않아
너무나 허한 마음으로
손을 꽂은 주머니엔
네가 사서 넣어준
서울행 버스표가 달랑 한 장
널 두고 혼자서
이젠 정말 가야 하는구나
아득하게 기다리고 있는
외로운 세월 속으로
2.
꾹꾹 눌러 삼키던 응어리에
온통 한숨뿐인 사람들의
쓸쓸한 가을이 있는 곳
연인의 짧은 머리 위에
묻어 있는 검불 하나
조용히 떼어주는
금새 울 것 같은 작은 여자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
등뒤로 쏟아지는
그대 시선 느끼며
참았던 눈물이
순식간에 솟구쳐올라
숨이 막혀버리는 이 곳
저, 연무대에 있어요..
-김하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