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6일 화요일

결별訣別

석양의 지는 해로부터
적설의 쌓인 눈으로부터
얼어붙은 강으로부터
오래 전에 헤어진 것들과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마침내 결별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은 밝아오고
진흙의 길이 열리고
물은 출렁출렁 흘러가는 것이다
새로운 나를 맞이하기 위해
잠깐 동면하였던 것이다
문 닫고 동안거에 들었던 것이다
불 꺼진 방 속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폭설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얼음의 길을 꿈처럼 건너다녔다
살갗을, 뼈를 뚫고 나오는
저 푸른 것이 生이다, 命이다
머리를, 눈을 꿰뚫는 저것이
불길로 뜨겁다
오래 전에 이별한 당신을 위해
나와는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다
껍데기를, 허물을 벗어 던지고
날개를 펼쳐드는 것이다
사랑 하나 얻기 위해
낡은 나와는 결별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무덤을 파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