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1일 일요일

어느 날 당신이 떠나신다면

지쳐 버린 몸 힘없이 일으켜 세워
엷은 화장을 하고
노란 은행잎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겹겹이 둘러 쌓인 슬픔으로 휘청거려도
아픔을 마다하지 않고
갈색보다 진한 블랙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어느 날 당신이 목적 없이 훌쩍 떠나신다면
어느 것 하나 차마 붙잡지 못하고
외로움을 위해 기어이 웃으리라.

입술에서 빠져나간
우리들의 소중한 약속의 씨앗을 심어 놓고
늘 같은 모습으로
구름 이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사무치도록 당신을 그리워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