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0일 화요일

연(鳶)과 푸른 아궁이

휴일 송정 바닷가에는
빨강 노랑 연둣빛의 꼬리 연들이
하늘을 수 놓는다.
근엄한 회색빛 하늘 위로 나부끼는
저 색동 저고리
시아버지의 굳은 면상 앞으로
밥상을 들고가는 새색시처럼
다소곳하다가 가벼이 솟구친다.

푸른 아궁이가 있는 바다의 부엌에는
물 미역이며 다시마 익어가는 냄새가 피어오르고
갈매기를 풀어 놓은 대청 마루를 지나
사랑방을 건너가는 발걸음이 사뭇
곡예를 타는가 싶더니,

엄마야
갑자기 숭늉 같은 비가 콸콸 쏟아진다.
후둑후둑 온 마당이며 방으로
흘러넘치는 저 밥상

저고리의 눈물 고름 같은 꼬리가
하늘만 맴맴 돌다가
바다로 얼굴을 빠뜨린 채
당체 요동이 없고
시아버지의 호통 같은
천둥소리만 쩌렁쩌렁 한데,

휴일이면 남의 말 듣기 좋아하는 이들로
삽짝거리는 시끌벅적하고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저 집안 내력을 다 알고 있는 듯이
낄낄.. 바다로 와서 웃음을 건네며
푸른 부엌에 코를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