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4일 일요일

청아한 하늘 가을 문턱에서

온화한 친구의 마음처럼
청아한 하늘 가을 문턱에서
호수의 물결은 너그럽게
미동도 않고 멈추어 서서
먼저 그리움으로 반긴다
라이브카페 작은 뜰 벤치엔
도란거리는 정겨운 연인들
왜 그들의 뒷모습에서
슬픔이 보이는 걸까
빛 고운 한 잔의 칵테일로는
지독한 그리움을 삭히지 못한 까닭일까
오랜 인연의 오솔길엔
환한 가을꽃이 핀다
친구는 웃는다
모든 아픔을 보듬어주는
언니 같은 친구
흐드러지게 웃고 있는 모습이
왜 이리도 쓸쓸해 보이는지
벌써 인생의 가을이 왔을까
언제나 그랬지, 마음 저편엔
항상 그리움이 있다고
늘 그랬지, 가슴 저미는 그 곳엔
주춤대는 사랑이 서있다고
아, 잊고 싶은 것은
이토록 절절한 가슴을 담을
너른 하늘이 없기 때문이며
때때로 지치는 것은
바다보다 넘치는 사랑 때문인 것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려했으니
그러려니 포용하고 살기엔
친구야, 너무 못난 탓일 거야
저 귀에 익은 팝송처럼
그렇게 쉬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청아한 하늘 가을 문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