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님의 자리


님의 자리 / 정연복

내 님은 꽃잎 속에 있어요
고운 빛깔의 꽃잎 속에
화사한 미소 지으시는
나의 어여쁜 님

내 님은 바람 속에 있어요
싱그러운 바람결에
한들한들 춤추고 계신
나의 명랑한 님

내 님은 숲 속에 있어요
저 초록빛 나뭇잎 사이에 앉아
사랑의 단꿈을 꾸고 계신
나의 행복한 님

내 님은 파도 속에 있어요
바다를 넘실대는 푸른 파도 속에
여린 듯 강한 모습의
나의 튼튼한 님

내 님은 노을 속에 있어요
서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 속에
까닭 모를 눈물짓고 계신
나의 고독한 님

내 님은 달 속에 있어요
휘영청 밝은 달빛 속에
두둥실 쟁반처럼 떠오르는
나의 덕스러운 님

내 님은 내 마음속에 있어요
깨어 있을 때에도 꿈결에서도
내 곁에 고이 머물러 계신
나의 영원한 님

내가 살아서 죽도록 사랑하고
내가 죽어서도 영영 떠나보내지 못할
나의 단 하나뿐인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