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사랑의 벽

사랑의 벽

당신은 웃고 있었다

당신은 울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내려비치는 햇살이었다

비가 내리면 당신은 방울이 되어 내 창문을 두드리곤 했다
사랑한다 사랑해

봄철에 우리가 뿌린 씨앗은

가을되면 네 가슴 내 두 손 그득히

열매를 안겨 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가슴을 풀어헤치고

미처 순(筍)도 내밀지 못한 씨앗을 찾아내 잡아늘였다

마음은 가난한 사람들인 냥

하늘나라를 우리 차진 냥 헤집고 다녔다
어느 날

당신은 내 앞에 선 하나를 그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가다가도

당신이 쌓아놓은 모래성을 허물지 못하고 되돌아서는

파도가 되었다

당신과 나의 사랑은 그렇게

가녀린 선 하나에 무너져 내렸다
당신이 쳐놓은 선은 이제

먼지가 내려않고 모래가 덮여

아스라이 형태만 남아 있지만

한번 허물어져내린 사랑은

새 순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앉았던 자리엔

잡초만 얼굴을 내밀고 있다
사랑은

허물어진 사랑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그리움만 남긴다

사랑은

당신이 쳐놓은 선밖에 머물면서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그리움이란 모습으로 당신의 가슴을 헤집는다

그리고 당신의 향내에 취해

지워지지 않는 당신의 흔적을 불러 온다
(후기)

이 시는 이전에 올린 시이나 분류가 안 되고, 그렇다고 불류를 새로 하는 방법도 없기에 새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