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흐르는 눈물의 비단은
걷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두겠어요
창가에서 너울거리는 엷은 천,
어둠의 순수도 내 생애 드물게 만난
내리벽걸이로 걸어 두겠어요
그리하여 모두가 떠나간 날의 거울 속,
황량한 겨울 떡갈나무 숲길을 달려와
꽁꽁 얼어붙은 눈물의 강물 위에서
홀로 춤추는 맨발의 불꽃, 이사도라 단칸-
서로 다른 곳에서 달려온 두개의 빛이
제야의 밤하늘에서 번쩍 충돌한 후
겹쳐진 어둠의 시이트위에 누운 불꽃들이
서로를 묶어버린 끈을 풀기 시작하면서
운명처럼 조용히 시작되는 빛의 안무,
부드럽게 드러나는 영혼의 속살결,
밤푸른 파도의 웅얼거리는 혓바닥에,
그 끝이 없고도 유현한 그림자 놀이에
쓸쓸한 오후의 눈꺼풀은 떠지고
내 눈이 더이상 심심해지지 않을 때
나는 비로서 외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만의 빛만은 아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