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오늘 난 심하게 흔들리고 부서진다

오늘 난 심하게 흔들리고 부서진다 / 김정한
오늘 난,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고 부서진다

영화를 보러 갈까,술을 마실까
음악을 들을까, 한강을 찾을까,
어떻게 하면 이 깊은 아픔을 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처받은 맘 달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몹시 흔들린다
가슴 한복판에서 시린 얼음비 내린다

온몸에 금이 가듯 아파온다
당신 때문에 아프다는 말을 하려는 내 입술이
금이 간 얇은 와인잔을 들어 올리는 손처럼 가늘게 떨린다

어디서 이런 싸늘한 냉기가 일어나는지
온몸이 시리고 아프다

살과 피가 섞여 흘러내리는 몇 방울의 눈물,
어쩌면 그 눈물만이 내맘을 나를 표현하겠지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 난,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고 부서진다

김정한시집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선물사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