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5일 수요일

양파 껍질을 벗기면서

양파 껍질을 벗기면서


정영숙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는 비밀의 성

겹겹이 수비대가 원형으로 방비 하는데

간 큰 내 칼로 싹둑 잘라 휘저으러 해도

화약을 터트려 숨통을 막고 있구나.



잎 인 듯, 줄기 인 듯, 잎 인 너!

전라(全裸)를 만들어 댕강 잘라도

한번 감은 나이테 풀릴 줄 모르며

찔리는 냄새의 창끝으로 라신(裸身)을

지키는구나.



비밀이로다. 비밀이로다. 성안에 가득 찬 보석.

비밀이로다. 비밀이로다. 매끄러운 네 몸의 매력.

화약의 냄새 두통을 불러드려도 눈 감고 스스로

끌려가는 나는 뭐냐?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