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록 오래 묵은
쌀 같은 살을 가졌지만은
오늘은 설이라
방앗간에 부리나케 뛰어가서
둥글려 희게 만들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 때는 멋도 모르고
어머니의 젖살을
뚝뚝 끊어 먹었으니
아버지의 맨살을
툭툭 잘라 먹었으니
설움 같은 설雪 많이 내린
올 설에는
내 살로 만든 가래떡을 잘게 썰어
떡국 맛있게 해 드려야겠다
살, 한 숟가락 떠 드리면
그 만큼 나이를 덜 수 있을까
어머니의 굽은 등이
우산으로 곧게 펴지고
아버지의 휘는 목이
기둥으로 바로 설 수 있을까
사십여 년 잠깐 사이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가래떡을
불에 얹어 놓으니
지글지글 살 타는 냄새로
코가 매워 콧물이 시내다
눈이 시려 눈물이 강이다
당신 삶이 가래떡 같았으니
천천히 한 그릇 다 비우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