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월남전에 희생된 영혼들을 기리며)
다 닳아빠진 낡은 군화의 뒷굽은
차마 포기할 수 없어 전진 또 전진한
아버지의 사연 속에 그려진 색채인가
뼛속까지 깊이 밝혀있던 총탄들은
뽑아버려도 그 상처 그대로 머물러 고통 되어 남았네
암울했던 천둥소리는
흐트러진 불꽃의 희망인양 들리고
짙푸른 수풀 사이에서 서성이다
보이지 않는 총칼 휘두르며 살기를 원했다
누굴 위해 이 목숨 끊기었나
우리의 동맹 미군위해 이 목숨 바치었나
조용해진 우리 아버지의 목소리가
한이 되어 조용히 하늘위에서 호통친다
군복 입은 나 아버지를 회상하며
언제나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회상하며
푸른 하늘 평화롭게 나는 비둘기를 바라보며
나 오늘 도 전장에서 숨을 고르며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