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쉿,가만히 ,들어보세요

쉿, 가만히,
저 소리를 들어보세요
숲 속 빈터 젖은 바닥을 울리는 소리,
낙엽 밟히듯 깨어나는 저 소리를,
은행잎새, 갈잎새, 단풍잎새, 밤잎새,
사시사철 변덕스런 날씨 간직한
잘 웃는 여자의 큰 웃음소리같이
후두둑 크게 부서지는 저 소리,
잘 여문 열매에서 터져나
사방 흩날리는 아스라한 저 향기를,

쉿, 가만히,
저 소리를 느껴보세요
가을 하늘 마른 바닥에 닿는 소리,
얼굴 스치듯 다가오는 저 소리를,
뭉게구름, 새털구름, 층운, 층층운,
사시사철 늘 다른 표정을 실어 날으는
건강한 남자의 발자국 소리같이
씩씩하게 지나가는 저 소리,
뜨거운 바위의 심장에서 솟아나
눈계곡을 훑고 오는 저 바람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