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7일 화요일

떠난 사람은 남겨진 자의 아픔을 모른다





아스라히 떠오르는 얼굴은
그토록 사랑하는 당신의 얼굴이 맞는지요

짧은 사랑을 속삭이더니
지독한 그리움만 토해내게 하던
야속한 사람~ 바로 당신이 맞는지요

떠난 사람은 남겨진 자의 아픔을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지
어떤 추억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지 .......

때로는 숨 쉴 수조차 없도록
빈 가슴 세차게 내려쳐 보았습니다
그리하면 잊혀질 것만 같아서

텅빈 공간에 홀로 남겨진 체
밤새워 오열을 토하며 울어도 보았습니다
그리하면 그리움이 지워질 것만 같아서

선홍같이 붉은 내 사랑은
까만 밤하늘 어느 이름없는 유성처럼
한 순간 타다 마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잊었다 싶어 뒤돌아 서면
더욱 또렷하게 떠오르는 당신의 얼굴처럼
흔적없이 휘몰아 치고 달아나는 슬픔
그것은 남겨진 자의 온전한 몫인 것입니다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간직해야 할 사랑
버림받은 그 사랑마저 곱게 피워내야 할 눈물까지도
남겨진 자의 온전한 몫인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게
눈물을 먹고 자라나는 하얀 눈물꽃처럼
한 떨기 영롱한 그리움의 꽃을 피우게 하는
아름다운 슬픔이며 눈물입니다.


ㅡ 떠난 사람은 남겨진 자의 아픔을 모른다 /풍향 서태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