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단을 내릴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당신
편지를 씁니다
날마다 쓰던 편지를 또 쓰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사랑′을 주소지 삼는 마음으로 쓰는 편지입니다
마음이 닿는 때와 곳이면 언제 어디라도 배달되기에
당신 생각이 문을 열면 언제라도 꺼내 읽을 수 있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편지입니다
편지에는 하고 싶은 말들은 깨알같이 들어 앉으면서도
막상 점 하나도 찍어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 가둬둘 땐 그렇게 안달하던 말들도
막상 종이 위에 펼쳐놓으면 시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당신이 받는 편지는
펼치는 순간 울멍울멍
당신 가슴을 두드리며 사랑말은 되살아 납니다
사랑하는 당신
내 사랑 고백에 괴로워할
당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나는 소설처럼 기이한 인연으로 만났기에
백지에 글씨를 메워가듯 그렇게 사랑은 시작되었고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될 때까지
헤어지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서로 기워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반쪽이 되었고
꿰맬 반쪽이 없는 세상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해와 달은 만들어지고
당신이 있기에 사랑이란 말도 생겨났습니다
내 약손 기다리느라 당신의 아픔은 그리 덧났고
내 찾길 기다리느라 당신의 발길은 그리 헤매돌았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너무도 짧습니다
모꼬지 기웃거리기에는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입니다
곁가지들을 잘라내고 떠나보내야 할 시간입니다
대신 당신께 보여드릴 내 소원이 있다면
한 걸음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서로를 함께 할 울타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저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사랑을 거두어드릴 시간입니다
(후기)
- 울멍울멍
울먹울먹 하는 모양
- 모꼬지
여러 사람이 잔치나 모임으로 모이는 일
이상화 시인의 ′나의 침실로′에서는 ′목거지′로 사용되고 있음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도라가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