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2일 목요일

이제 결단을 내릴 시간입니다

이제 결단을 내릴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당신


편지를 씁니다

날마다 쓰던 편지를 또 쓰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사랑′을 주소지 삼는 마음으로 쓰는 편지입니다

마음이 닿는 때와 곳이면 언제 어디라도 배달되기에

당신 생각이 문을 열면 언제라도 꺼내 읽을 수 있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편지입니다


편지에는 하고 싶은 말들은 깨알같이 들어 앉으면서도

막상 점 하나도 찍어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 가둬둘 땐 그렇게 안달하던 말들도

막상 종이 위에 펼쳐놓으면 시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당신이 받는 편지는

펼치는 순간 울멍울멍

당신 가슴을 두드리며 사랑말은 되살아 납니다

사랑하는 당신
내 사랑 고백에 괴로워할

당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나는 소설처럼 기이한 인연으로 만났기에

백지에 글씨를 메워가듯 그렇게 사랑은 시작되었고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될 때까지

헤어지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서로 기워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반쪽이 되었고

꿰맬 반쪽이 없는 세상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해와 달은 만들어지고

당신이 있기에 사랑이란 말도 생겨났습니다

내 약손 기다리느라 당신의 아픔은 그리 덧났고

내 찾길 기다리느라 당신의 발길은 그리 헤매돌았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너무도 짧습니다

모꼬지 기웃거리기에는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입니다

곁가지들을 잘라내고 떠나보내야 할 시간입니다
대신 당신께 보여드릴 내 소원이 있다면

한 걸음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서로를 함께 할 울타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저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사랑을 거두어드릴 시간입니다


(후기)

- 울멍울멍

울먹울먹 하는 모양

- 모꼬지

여러 사람이 잔치나 모임으로 모이는 일
이상화 시인의 ′나의 침실로′에서는 ′목거지′로 사용되고 있음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도라가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