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열목熱目

마른 살갗의
부러진 나뭇가지를 쌓아놓고
누가 불을 질렀나 보다
몸속 핏줄까지 후끈 달아올랐다
저 불길이 남모르게 저지르는
연인들의 정사 같지 않은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느라
열 많은 눈이
화산처럼 터져 버리겠다
얼음의 물속을 찾아
을수골 내린천 칡소로 가겠다
견딜 수 없도록
한 철 뜨겁게 보내준 응시를 피해
물 찬 제비처럼 허공을 가르며
힘차게 폭포를 뛰어 넘겠다
저 상류의 시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누구 하나 발 담그지 않을
이 차가운 골목에서
지느러미 좌우로 휘저으며 놀겠다
물속에서도 눈 감지 않고
바깥의 당신을 똑 바로 쳐다보겠다
냉혹한 내 눈빛으로
오래도록 서 있어 뜨거워진 정수리도
평생을 걸어와 열기 가득한 발바닥도
소름 하얗게 돋도록 얼려버리겠다
저 아래에서
세상 함부로 쳐다보느라
눈에 열이 많았으니
폭포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