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3일 금요일

내 마음의 텅 빈 방 하나

난 그 방엘 좀처럼 들지 않는다
홀로일 때
남 모르게 슬쩍 문을 열어 보지만
언제나 싸늘한 냉기 뿐

가장 안온해야 할 방 하나
군불 지필 아궁이조차 없다

한 여름에도 꽁꽁 얼어 붙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공간

자리만 큼지막하게 차지한 채
사시사철 문이 꼭 닫혀 있다

어쩌다 들이 닥친 불청객에 밀리어
그 방엘 들어 가는 날엔

호된 몸살에 사경을 헤매면서도
혼자 힘으론 나올 수도 없는 곳

대들보가 걸쳐 있어
불 살라 버리지도 못 하는

오늘날에 다시는 들 수 없도록
문 가장자리마다
대못으로 쾅쾅 박아 두지만

또 오 갈 데도 없는 그런 날이 오면
등 떼밀려 들 수 밖에 없는
내 마음의 텅 빈 방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