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0일 금요일

영혼마저 눈먼 사랑이었다면

사랑이 깊어갈수록
당신의 얼굴이 그리워져
떠올리려 하면 할수록
희미한 실루엣으로 그늘집니다
영혼을 다해 사랑한 사람이기에
영혼만을 기억하는 것일까요
사랑의 형상은
외형으론 보이지 않는 것
당신의 겉모습만을
사랑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몸살 나는 눈먼 사랑
온몸은 눈이 되어
당신을 바라 볼 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혼까지 사랑했기에
영혼마저 눈먼 사랑이었다면
차라리 백치처럼
용솟음치는 아픔은 몰랐을 것을
그만, 저무는 들녘 먼 하늘가에
베인 사랑 하나 묻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