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삶에 대하여 2

시월의 끝자락에선 오늘
여지없이 게으른 아침을 보채는 일상, 일상들
사방이 몇 미터씩일까
새삼 창 넓은 거실의 페어글라스 크기를
점쳐보았다.
그리고 발 없는 가슴으로 허공을 걸으며
물음표를 던진다.
길과 도로가 내 삶의 방편이라면
나는 지금 도로에 서있는 것일까
길 위에 서있는 것일까
그제만 해도 푸른빛으로 남아있던 햇살이
노랗게 바닥을 뒹군다.
촌각의 사유가 삶의 깊이를 가늠하고 싶어 한다.
산다는 것이
도로가 아닌 길 위에 설 수 있는 것이라면
도돌이표가 주어질까
산다는 것이
어제처럼 그려진 일상이라면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할까
물음표로 시작한 가슴은 물음표로 답을 내린다.
이슬로 내린 찬 서리에 촉촉이 젖은 도로
어제보다 진한 먹빛이다.
색을 찾은 걸까.
차가운 아침햇살에 바람이 쪼개진다.
콩알처럼
콩알처럼
어지러운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