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호주머니에 들어온
그녀의 손가락이 꼬물꼬물
불씨를 일으켜
그냥 그대로 보낼 수 없었습니다
깔깔깔 웃으며
눈밭을 뛰어가다 넘어진 그녀가
살포시 눈을 감고
입술을 뾰족 내밀고 있어
덥석 품어 안고
마구 뒹굴고 말았습니다
어느 이름 없는 산장까지 내려온
한아름 별들을 헤아리며
미래를 점치고 꾸미고 했는데
맞아떨어진 것은 별로 없지만
그때부터
세월을 거슬러 꿈속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사랑이었다고,
내게도 분명
가슴이 터질듯했던 때가 있었노라고
당당하게 되뇌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