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6일 목요일

***군고구마 사랑 ***

소망산 등정에
동지섣달 살짝 눈 발린 능선을 오르다
힘들고 적적할 때
내가 좋아하는 따끈따끈한 군고구마는
그만이지.

마른 장작개비 없어 생나무 뻐개어 불 집혀
꺼져가는 불 피우기 위해
마른 풀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뛰어 선낱 구해 오면
또 벌써 꺼지고
아! 약이 오른다.
몇 곱이나 지치고 힘들어 구워서
다 익었는지 꼬챙이로 찔러 보면 아직도 생짜 베기
아! 정말 약이 오른다.
몇 번이나 찔러
싸릿대공 야룻한 냄새나
흙이나
숯검정이나 다 박혀
오만 곰보 자국이 되었지만
눈물로 구운 군고구마 꺼내어
후 - 후 껍질 벗기고
누렇게 잘 익은 군고구마 한 덩어리
? - 한 입 깨물어 먹는 맛!
누구도 모를 꺼야.
옳지,
그대와 내가 정말 군고구마 사랑이오
이 군고구마가 우리 소망의 등불이 되어 주다니!
몇 곱이라도 좋아서 고생하고 불 집히면
황금 덩어리처럼 잘 익은
달콤한 군고구마 사랑이 될 꺼요.

˝설 피는 모닥불 연기야?
끝없이 눈물 흘리고 짓궂게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뜨거운 입김 불어 더 세게 불어
군고구마를 맛있게 구어 갈 꺼야˝

어떤 연기가 자욱하게 피 올라 눈물 흘리게 할지라도
할수록 우리,
더 굳세게 불어요.
그럴수록 군고구마는 더 맛있게 될 것이오.

우리의 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