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꿀벌들의 사랑

어둠속에 줄곧 모의하는 사랑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둘만의 마음,
여름밤 하늘의 뜨거운 불꽃놀이,
꿀벌들의 부활의 축제이게 하지 않으련
예전부터 나는 너의 밟는 그림자를,
너는 나의 밟는 그림자를 느끼고 있었지만
물길 터놓을 여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숨은 불꽃, 감춰진 벽장, 닫힌 함,
못 지킨 약속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어
아직 내 눈 앞에 떠오르지 않은 것이라
있는 것이라고도, 없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래서 그림자라고도 불리우는
그러나 걷다가도 문득 네 생각이 나고,
누워서도 네 생각이 나고,
앉아서도 네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나는 너를 사랑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저녁무렵 바람결에 날아든 잎새 하나,
너의 얼굴이 생각나 꿀벌의 방 서랍을 열어보면
그 안에는 네가 가득 메시지,메일,시,같은 것으로
무거운 카리스마, 마론 브란도의 얼굴같은 것으로
파리의 탱고 CD 같은 것으로 누워 웃고 있었지
넝쿨장미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저녁 노을 짙어진 창변을 바라보며
나는 아빠 모르게 너를 생각하며
야자수 물결치는 해변을 걷는 꿈을 꾸는거야
아빠는 아빠대로 다른 꿈을 꾸는가본대
번번히 그 대상이 바뀐다니 좋지않은 징조야
게다가 햇살 찬란한 광장 보다는
비내리는 골목을 더 좋아한다니 정말 걱정스러워
이제는 저 세상에 간 아빠이지만
나 역시 슬퍼할 사이없는 바람둥이 꿀벌,
먹이와 기쁨을 날라주기 바쁜 이 몸은,
새까맣게 전율하는 털코트 입은 나는,
어디든지 부르기만 하면 날아간단다
도움을 청하기만 하면 달려간단다

그 때 쯤이면 너도 분명히
내 곁에서 밝은 날갯짓 함께 날을 수 있겠지?